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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남의 글을 내 글처럼(paperback)

유지훈 | 2017-08-10

가격 12,000원 | 면수 240쪽

번역과 번역가와 번역서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 책소개

     바둑계 평정한 인공지능, 시간을 바벨탑 이전으로 되돌릴 수도 있을까?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평소 바둑에 무관심했던 시청자들의 관심까지 사로잡았다. 해설이 이해하기 어려워도 왠지 재미가 쏠쏠했다. 결과는 41 완패. 알파고는 수만 가지의 대국을 자습하고 나서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경우의 수를 치밀하게 계산하며 돌을 놓았다고 한다. 그러니 인간이 이를 이긴다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번역계에서도 인공지능의 여파가 감지된 지 오래다. 번역기를 개발하는 업체가 단순한 어구기반 번역에서 신경망기반 번역으로 갈아탄 것이다. 어구가 아니라 문맥을 이해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만큼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필자도 네이버 파파고를 이용해 봤는데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역문이 정교해져 깜짝 놀랐다. 하지만 문장이 길어지자 오역이 난무한 탓에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파고와는 달리, 세종대에서 개최한 인공지능과 인간의 번역 대결은 인간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경우의 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무언가가 언어에 있다는 방증이랄까. 신경망기반 번역도 예전 버전과 같이 경어체와 반말체가 섞여 나오고, 때로는 사전적인 단어가 일괄적으로 쓰이고 있으니 인공지능이 논리적인 흐름을 따라잡는다는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순 없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지금껏 60여 권의 외서를 우리글로 옮긴 출판번역가가 지난 12년을 회고한 책을 직접 쓰고 디자인해서 출간했다. “남의 글을 내 글처럼……원저자의 글을 마치 내가 쓴 글처럼 옮겨 왔다지만, 대필과 베껴 쓰기가 만연한 사회를 겨냥한 일침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제목에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발달이 번역인력의 종말로 이어진다는 설을 일축했다. 단 번역가의 역할은 단순한 언어 매개자에서 감역이나 언어 크리에이터로 축소내지는 변모할 거라고 내다봤다. 소극적으로 언어를 옮기는 전문가는 입지가 줄어들 거라는 이야기다.

     

    또한 이 책은 한국의 번역과 번역가 및 번역서에 대해 알아두면 쓸 데가 있을 만한 지식만 모아둔 터라 꼭 번역가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언어에 관심이 있다면 더더욱 반가워할 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베스트셀러로 세간에 화제가 된 책을 두고 실제 역자가 다르다(대리번역)는 사실을 밝혀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도서명 남의 글을 내 글처럼 

    초판 1쇄 발행일 2017820

    글쓴이 | 디자이너 | 발행인 유지훈

    펴낸곳 투나미스 출판사

    판형 신국판(152mm * 225mm)

    ISBN 979-11-87632-09-2 (03700)

    가격 12,000

    홈페이지 http://www.tunamis.co.kr

    이메일 ouilove2@hanmail.net

     

    알라딘에서 찾기

  • 저자 및 옮긴이

    유지훈

     

    투나미스 출판 대표 | 전문번역가 | 편집디자이너

     

    수원에서 초대학을 졸업했다(영문학 전공). 영어를 가르치다가 번역서 한 권에 번역가로 전업했고, 번역회사를 거쳐 출판사를 창업했다. 영어와 디자인 툴을 공부하고, 프리랜서 및 회사 생활을 통해 번역 실력을 쌓아나간 것이 어찌 보면 출판사 창업을 위한 준비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저서로남의 글을 내 글처럼베껴쓰기로 끝내는 영작문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비롯하여 월드체인징(개정증보판),아빠의 사랑이 딸의 미래를 좌우한다,성공의 심리학,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전방위 지배, 퓨처 오브 레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 정보기관의 글로벌 트렌드 2025, 걸어서 길이 되는 곳, 산티아고, 베이직 비블리칼 히브리어, 팀장님, 회의 진행이 예술이네요외 다수가 있다.

  • 목차

    프롤로그


    1부 남의 글을 내 글처럼

     

    01.번역의 실체

    번역의 실체 / 탁월한 번역? / 직역과 의역?

     

    02. 오역

    오역이란? / 참기 힘든 오역 / 참아줄 수 있는 오역 / 왜 오역하는가?

    번역기, 가능한가? / 번역서를 리콜하라! / 작품에 을 대야 할 때

    성경이라서 행복해요

     

    03. 단서

    종교가 무엇이요? / 다윗과 골리앗

     

    04. 성경

    성경 낭독을 삼가시오! / 성경은 번역의 감초

     

    05. 아는 것이 힘이다

    번역의 장벽 / 물 흐르듯 쓰라 / 상상의 나래를 펴라 / 쓸 데 없는 지식은 없다 / 식상하면 NG! / 원어병기

     

    06. 우리말 공부

    헌신 / 우리말 단어장 / 남의 글을 내 글처럼

     

    07. 영어 공부

    한 우물만 파라 / 영어 공부 / 영어의 추억 / 입력은 하지 않고 출력

    한국인답게 영어를 구사하라 / 명사를 보는 눈을 키우라

     

    08. 역자후기

    창작의 고통 / 역사가 빚어낸 넉넉한 전통

    크리스천과 무슬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형제 / 프로파일러의 날카로운 시선

    키플링이 들려주는 판타지·호러의 고전 / 배우는 사람이 현명한 리더

     

    2부 이름도, 빛도 없이

     

    09.탄생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 번역서의 비화 / 자기계발서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10. 푸대접

    가슴 설레는 냉엄한 현실 / 번역이 도자기인가? / 거짓말 권하는 사회

    갑과 을의 불편한 진실 / 미스터리 번역회사 / 리크스 / 출판농단

     

    11. 반격

    반격이 시작됐다!

     

    12. 비즈니스

    기적 / 번역가는 1회용? / 각인

     

    13. 트랜스폴리오

    외서 검토서(기획서) / 대학생과의 인터뷰

     

  • 본문중에서

    출판농단

     

    출판계에서는사재기가 유명한 농단으로 꼽힌다.‘사재기(정확한 용어는 아니다)’란 판매순위를 끌어올릴 요량으로 책을 다량 구매하는 수작을 일컫는다. 손해는커녕 득을 보는 전략이다. 예컨대, 1만원짜리 책을 부정한 방법으로 100권 샀다고 치자. 해당 부수에는 서점의 도장이 찍혀 상품가치가 없어지지만 이를 창고에 보내면 직원이 하단을 절단하는 방식으로 도장을 없애준다. 그러면 시중에 다시 유통될 수 있다. 100권을 매입했으니 공급률이 65퍼센트라고 가정하면 회사에는 65만원이 지급될 것이다. 이때 순위가 폭등하여 독자가 100권을 구매한다면 65만원이 추가로 통장에 들어가게 된다. 결국 100만원을 투자하여(인터넷으로 매입하면 10퍼센트 할인으로 90만원) 130만원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손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출판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들을 만나보니 저만 빼고 다 사재기한다더라.

     

    송인서적이 최종 부도 처리된 후, 모 출판사 대표는 출판이라고 하는 건 절대로 장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피해액) 400억 원이면 1년에 나오는 단행본의 25%에 해당하는 4천 종의 책을 만들 수 있는 돈이 사라졌는데 무릎을 꿇고 정부에 지원을 부탁해야 하는 현실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러나 이는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기 위해 역자를 속여 독자를 우롱하고 사재기를 일삼아 장사를 하는 출판사에는 적용되지 않는 지론일 것이다.

     

    농단도 각양각색이다. 아름다운 열정Motivate to Win의 경우, 처음에는 역자명을 뺀다고 했다가 공역으로 책이 나왔다. 인지도로 보나 지위로 보나, 나보다는 월등한데 그래도 미미하나마 양심이란 것이 발동한 탓에 필자 이름을 옆에추가한 것 같다. 

     

    리앤더 카니가 쓴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도 그랬다. 촌각을 다투는 작품인지라 몇 명이 챕터를 쪼개서 번역했다. 필자도 세 챕터 정도 옮겼는데, 이때 Y팀장은 IT 관련 용어를 참고하라며 스티브잡스파일을 건넸다. 이때 그는 자서전 오역 논란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Y씨를 두고 원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처럼 일정에 따라 몇 명을 붙여 작업을 시키고는 전혀 다른 사람의 이름을 표지에 장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전직 미국 부통령에 노벨상까지 받은 셀럽이 집필한 책 중 3~6chapter을 옮긴 적이 있다. 앞선 두 장은 번역가 지망생이자 대학 교수가 맡았다는 말을 얼핏 들었다. 완역한 장은 연구소로 전달되고, 연구원은 원고와 원문을 꼼꼼히 대조한 뒤 잘못된 부분에 밑줄을 그은 파일을 다시 대표에게 보냈다. 원고 수정도 내 몫이었다. 그렇게 출간된 작품이 앨 고어, 우리의 미래The Fu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