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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하다_vol. 4

현소연 외 | 2022년 05월 01일

가격 8,000원 | 면수 108

슬기로운 번역생활을 지향하는 사람들 이야기

  • 책소개

    슬기로운 번역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들 이야기_번역하다_vol. 4

     

    별별 이유로 매몰차게 등을 돌린 세상에서 아등바등 사는 번역가들의 일상과 생각과 철학을 엿보고 싶었다아니나 다를까원고를 보니 번역가의 희로애락과 성찰이 잘 어우러져 한 작품’ 나오겠다 생각했다번역가는 보편적인 작가가 느끼는 것과는 사뭇 다른 희열과 좌절을 느낀다원작이라는 경계와 틀을 벗어날 수 없는 탓에 100퍼센트 창작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하지만 경계는 늘 애매하고 모호하다이때 경계선을 조율하는 주체는 오직 번역가뿐이다은연중에 선을 넘는 경우도 더러 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독자가 (원문을 모르는 터라되레 이를 반기는 기막힌 상황도 연출된다그러면 속으로는 조바심이 나겠지만 겉으로는 멋쩍은 미소를 날릴 것이다그 외의 생생한 경험담도 기대해 봄직하다.

  • 저자 및 옮긴이

    엄혜숙

    비유

    현소연

    김선주

    이준서

    정보람

    코디정

     

  • 목차

    커버스토리Cover Story

     

    즐겁고 어려운 나의 그림책 번역 이야기 / 엄혜숙

     

    라이프 앤 워크Life & Work

     

    우리 세계 마주하기 / 이영진

    의역과 직역 사이에 존재하는 웅덩이 / 현소연

    번린이의 기록 / 김선주

    재미가 있어 잘하고 싶다 /

    번역기에 한 획을 그으면 / 이준서

    INTJ가 출판사 파티에 간 이야기 / 정보람

    비즈니스 / 유지훈

     

    시의 한 수

    Psalm 23 / David

     

    번역논단

     

    나는 한국어를 고민한다_/ 코디정

     

    번역가의 서재

     

    읽기로서의 번역 / 고노스 유키코 지음 | 김단비 옮김

    갈등하는 번역 /윤영삼

     

    2022 한국 문학번역연구출판 공모

     

  • 본문중에서

    즐겁고 어려운 나의 그림책 번역 이야기

     

    엄혜숙

     

    첫 번역 그림책인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1996년에 출간되었으니 우연히 시작하게 된 그림책 번역 일을 하게 된 지 어언 이십 년이 넘었다. 편집자로 일하면서 번역을 시작한지라 최근까지도 내가 번역자라는 자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작년 고양시 도서관에서 그림책 특집 강좌를 진행할 때 번역가로 초대를 받았다. 사회자인 김중석 작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 내가 요즘 번역을 많이 하고 있구나!’라고 상황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그림책을 많이 번역하기는 한 것 같다. 그래서 얼마나 많이 번역했나 잠시 살펴보니, 작년 한 해 동안 스무 권이 넘는다. 지금까지 내 이름으로 나온 번역 그림책은 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오백 권이 넘을 것 같다. ‘어쩌다 들어선 길에서 이렇게 활발하게 일할 수 있다니, 나는 참 운이 좋구나!’라고 잠시 생각했다.

     

    처음 번역한 그림책을 지금 다시 보면 조금 민망한 생각이 든다.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경험이 부족한지라 너무 원문에 얽매여 번역했다. 외국어 시간에 착실하게 공부한 학생이 해석한 것 같은 번역이다. 물론 지금도 지나친 의역을 선호하지 않는다. 의역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인데, 지나칠 경우 독자가 작가의 목소리보다 번역자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번역자는 작가와 작품을 독자에게 소개해야지 번역자 자신이 너무 부각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다시 출간된 꼬마 곰시리즈는 번역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작업한 책이다. 출판권이 다른 출판사로 넘어가서 20년 만에 번역한 글을 다시 손보게 되었다. 담당 편집자가 선생님, 꼬마 곰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였는데 이 책의 편집자가 되어 기뻐요라고 말해서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작가와 화가가 멋진 작품을 만든 덕분에 두 사람이 20년 만에 또 다른 역할로 만난다는 게 신기하기도 기쁘기도 했다. 처음에 나는 내심 고칠 게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꼼꼼하게 살펴보니 그게 아니었다. 보면 볼수록 고치고 싶은 부분이 여러 군데 나왔다. 그렇다고 해서 그 동안에 내 영어 실력이 늘었을 리 없다. 좀더 그 책을 잘 이해하게 되었고, 작중인물의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이리저리 살펴보니 결국 여러 군데 고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워밍업부터 시작하는 번역

    요즘은 그림책을 번역할 때 실제 번역에 들어가기 전에 워밍업을 한다. 우선 그림책을 여러 번 읽어서 어떤 내용인지 전체적으로 이해한다. 그런 다음에 화법을 어떻게 할지 결정한다. 그림책은 혼자 읽기도 하지만 주로 어린이에게 읽어주는 책이다. 그런데 우리말은 화법을 달리하면 아주 다른 느낌이 된다. 평화 책같은 경우, 여러 번 읽은 다음에 작가가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식으로 옮겼다. 그런 화법으로 옮겨야 이 책에서 표현된 작가의 의도를 더욱 잘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덕분일까, 이 책은 어느 신문에서 좋은 번역 그림책으로 뽑힌 적도 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이 여러 권 출간되었다면, 번역하기 전에 그 작품들도 찾아 읽어본다. 그러면 작품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고 한결 수월하게 번역할 수 있다. 낮에도, 밤에도 안녕』 『느끼는 대로』 『그리는 대로』 『, 무섭니?』 『작은 꼬마 원숭이의 아주 큰 모험』 『올리비아는 스파이』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같은 작품이 이런 경우다. 이미 출간된 작품들을 읽어보면서 그 작가의 특성이라든가 작품 세계를 살펴본다. 그러면 내가 번역할 책 한 권에 얽매이지 않고 훨씬 자유롭게 번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