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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번역하다_vol. 14

코디정 외 | 2023년 3월 1일

가격 8,000원 | 면수 72

슬기로운 번역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들 이야기_번역하다_vol. 14

  • 책소개

    슬기로운 번역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들 이야기_번역하다_vol. 14

     

    별별 이유로 매몰차게 등을 돌린 세상에서 아등바등 사는 번역가들의 일상과 생각과 철학을 엿보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원고를 보니 번역가의 희로애락과 성찰이 잘 어우러져 한 작품나오겠다 생각했다. 번역가는 보편적인 작가가 느끼는 것과는 사뭇 다른 희열과 좌절을 느낀다. 원작이라는 경계와 틀을 벗어날 수 없는 탓에 100퍼센트 창작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하지만 경계는 늘 애매하고 모호하다. 이때 경계선을 조율하는 주체는 오직 번역가뿐이다. 은연중에 선을 넘는 경우도 더러 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독자가 (원문을 모르는 터라) 되레 이를 반기는 기막힌 상황도 연출된다. 그러면 속으로는 조바심이 나겠지만 겉으로는 멋쩍은 미소를 날릴 것이다. 그 외의 생생한 경험담도 기대해 봄직하다.

     

  • 저자 및 옮긴이

    김진환

    이방인

    김수지

    김재연

    크리스

    김연경

    ChatGPT

    코디정

     

     

  • 목차

    cover story

    언어와 가족 유사성

    김진환

     

    Life & Work

     

    번역하는 베짱이

    이방인

     

    쉽게 읽히는 번역? 좋아요. 좋은데.

    김수지

     

    번역에는 번역 말고도 뭔가 더 있습니다

    김재연

     

    ChatGPT가 말하는 영어 실력을 늘리는 7가지 방법

    크리스

     

    번역하며 과몰입할 때 의식의 흐름

    김연경

     

    원어병기

    유지훈

     

    GPT에게 묻다

    번역가는 살아남을까?

    ChatGPT

     

    탈무드의 길

    피르케이 아보트

    여후다 하나시

     

    번역 논단

    괘씸한 철학번역 5

    코디정

     

  • 본문중에서

    언어와 가족 유사성

    김진환

     

    누군가 당신에게 게임(game)이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당신은 이때, 축구나 농구 등의 구기 종목을 예로 들 수도 있고 배틀 그라운드와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PC게임 혹은 화투나 포커류의 카드 게임을 예로 들며 게임이란정해진 규칙을 지키며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며 즐겁게 노는 것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정해진 규칙이 없거나 혼자만 즐겨야 하거나 즐겁지 않은 어떤 행위는 게임이라 할 수 없는 걸까? 아니다. 게임을 할 때마다 규칙을 바꾸어도, 방구석에서 홀로 즐겨도, 매번 지기만 하여 스트레스를 받아도 게임이라는 용어로 포괄해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단어를 수학공식처럼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을까? 아니, 애초에 언어가 단일한 본질을 갖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이러한 문제에 답하기 위해 게임(game)을 예시로 들며 언어의 가족 유사성이란 개념을 고안한 비트겐슈타인이 있으니, 그의 사고를 빌려보도록 하자.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는 가족 유사성이란 한 가족의 구성원들이 약간의 차이를 보이면서도 교차하는 방식으로 공통된 속성을 공유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는 근면성실, 유쾌함, 건강함을 어머니는 유쾌함, 건강함, 우아함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아들은 건강함, 우아함, 도전정신을 딸은 근면성실, 유쾌함, 자유분방함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가족 구성원 모두가 동시에 공유하는 어떠한 속성은 없지만, 구성원 간에 상호 교차하고 중첩되는 속성은 있다는 뜻인데, 언어도 이와 같은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언어를 사용하면서 상호 간에 오해가 생기는 이유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는 게임이라는 용어를 사전에 나온 개념인 1. 규칙을 정해 놓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 2. 운동 경기나 시합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상대방은 내가 전혀 생각지 못한 3. 유희를 목적으로 하는 놀이 라는 속성을 추가해 조금은 다른 대상을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니, 한참을 지나 서로가 다른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비교적 정의가 객관적인 명사에서도 이러한 오해가 생기기 마련인데, 주관적인 감정을 기반으로 하는 형용사나 수식어구 혹은 추상적인 개념과 개인적인 경험이 많이 들어간 문장들을 구사한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조차 감이 안 올 것이다.